씹는 힘이 떨어지면 치매 위험도 올라간다? 저작근과 뇌 건강의 연결고리

요즘 딱딱한 음식을 피하고 계신가요? 얼마 전 어머니 댁에 갔을 때, 식탁 위 반찬들이 예전보다 훨씬 잘게 썰려 있는 걸 보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여쭤보니 "이가 예전 같지 않아서 씹기가 힘들다"고 하시더군요.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그 순간이 사실은 뇌 건강과도 이어져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씹는 힘, 왜 중요할까요
음식을 씹는 동작은 단순히 음식을 잘게 만드는 과정을 넘어, 침 분비를 촉진하고 소화와 영양소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줄어드는 근감소증이 나타나면 씹는 힘을 담당하는 저작근도 함께 약해지기 쉽습니다. 이렇게 씹는 힘과 삼키는 능력이 함께 떨어지는 상태를 '근감소성 삼킴장애'라고 하는데, 이는 영양 섭취 부족으로 이어지고 전신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특히 저작 활동은 뇌로 가는 혈류량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씹는 힘 저하가 인지기능 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학계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물론 씹는 힘이 약해졌다고 곧바로 치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두 가지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합니다.
조선대 연구팀이 밝힌 저작근 강화법
2025년 10월 보도된 조선대학교 작업치료학과 최종배 교수팀의 연구도 이런 맥락에서 주목받았습니다. 연구팀은 65세 이상 어르신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껌 씹기 운동만, 다른 그룹은 껌 씹기와 전기자극치료를 함께 진행하도록 했습니다. 4주 후 전기자극을 병행한 그룹에서 씹는 힘, 저작근 두께, 구강 점막의 수분도가 모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저작근 강화가 노년기 구강 건강뿐 아니라 전반적인 재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집에서 해보는 씹는 힘 자가 체크 3가지
전문 장비 없이도 집에서 간단히 씹는 힘을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 사과나 오이처럼 아삭한 음식을 평소처럼 편하게 씹을 수 있는지 확인해 봅니다. 둘째, 식사 시간이 예전보다 눈에 띄게 길어졌거나 음식을 유독 잘게 잘라 드시게 되었는지 돌아봅니다. 셋째, 식사 후 입안이 자주 마르거나 음식이 목에 걸리는 느낌이 잦아졌는지 점검해 봅니다. 해당되는 항목이 있다면 저작근을 조금씩 단련하는 습관을 들여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무설탕 껌을 하루 몇 차례 좌우로 골고루 씹어주는 정도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틀니를 사용하시거나 턱관절에 불편함이 있다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시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글을 마치며
씹는 힘은 단순히 '이가 튼튼한지'의 문제가 아니라, 침 분비·소화·영양 상태, 나아가 뇌 건강까지 이어지는 신체 전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내용은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으며, 씹기 어려움이나 관련 증상이 지속된다면 치과나 병원에서 정확한 검진을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다음 글에서는 씹는 힘과도 밀접한 '구강건조증'에 대해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씹기 어려움 등 증상이 있으신 경우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