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조명 노랑조명

이야기 하나, 들려드려도 될까요?예전엔 여름이 기다려졌어요. 장마가 시작되면 엄마는 이불을 걷어내고, 아빠는 마당 화분을 들여놓으셨죠. 비 오는 날이면 다 같이 부침개를 부쳐 먹고, 장화 신은 채로 골목을 뛰어다녔던 기억… 그게 그렇게 오래된 일은 아니었는데, 요즘은 여름이 오면 좀 두렵습니다.몇 해 전, 기록적인 폭염이 있었던 여름이었어요. 그날도 평범하게 가게를 열었는데, 갑자기 전력 제한 경보가 울렸어요. 에어컨은 꺼졌고, 땀에 젖은 손으로 고객 응대를 하다 보니 머리가 어지럽더라고요. 그런데 놀라운 건, 그 여름이 예외적인 여름이 아니었다는 거예요. 매년, 점점 더 극단적인 날씨가 반복되고 있다는 거죠.뉴스에서 본 한 장면이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태풍 피해를 입은 마을에서, 한 소녀가 무너진 집..